[타카긴] 지나칠 과(過)

2016. 6. 25. 22:53 from 은혼

 

 

 

 

지나칠 과(過)

긴수 전력 60분 연성

WR. 고은

 

 

 

 

*일본어로 언어유희가 들어가 있습니다.

• 過ぎる(스기루): 지나다, (수준, 정도를) 지나치다.

*과색(過色): 성교를 지나치게 함.

 

 

 

 

타카스기가 배탈이 났다.

 

 

“뭘 그렇게 많이 먹은 거야? 귀병대엔 먹을 게 넘쳐나나 보지?”

“조용히 해라. 안 그래도 쑤신다고.”

“너 말이야, 숙취 풀린 지 얼마나 됐더라? 어제까진 배 아프다면서, 속 울렁거린다면서 먹는 족족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죽여버린다. 그만 해.”

 


 

 

이번에 타카스기는 진심으로 짜증을 내는 것 같았다. 


일부러 신경을 긁는 소릴 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파.] 이 연락 하나에 달려왔더니, 배탈이라고 하는데, 그게 과식 때문이란다. 주체도 못할 정도로 들이 마시다가 죽을 듯 토하는 것까지 내가 다 봤는데 이번엔 과식 때문에 아프시단다. 하여튼, 여기저기 관심을 끊을 수가 없는 놈이다.

 

 


“흥, 일주일 내내 몸져누운 사람 말 하나도 안 무섭거든요. 뭐, 죽일 거면 죽여 보시던가. 타카스기는 키 빼고 다 정도가 과하네. 키는 타카(高)스기(過)하지 않지만 술(飮)도, 음식(食 )도 스기(過) 하신 타입이시구나? 그 다음은 뭘 또 하시려나? *과색(過色)?

“너, 말실수한 줄 알아라.”

“에? 어어?”

 

 


어디 병자 신세이면서 협박질인지. 속 좀 풀리라고 손 주물러주는 것이나 잠자코 받고 있으면 덜 밉겠는데 꼭 그렇게 매서운 눈을 한다. 


그런데 정말로 말을 잘못한 것 같다. 타카스기는 마사지를 받던 손을 빼더니 어느 새 내 손을 낚아채 나를 제게로 끌어당겼다. 방심하다가 나는 그대로 그의 위로 엎어져버렸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서 얼른 일어나려는데, 이놈이 반대쪽 손으로 뒤통수를 감싸는 것이다. 아니, 아픈 애 아니었어? 어디서 이렇게 힘이 나는 거야?!

 

 

 

“그러게, 그 다음은 뭘까? 나도 궁금하군. 과색일지 아닐지 말이야. 네가 뭔지 봐 줘라.”

“타, 타카스기? 우리 일단 말로 할까? 이것 좀 놔 줄래? 부탁이니까 말야.”

“오늘 집에 갈 생각하지마라.” 



하지만 그는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술이 먹히고, 그리고 이어서 따뜻한 감촉이 들어왔다.


마귀다. 마귀가 씐 거야. 그렇지 않고선 며칠 내내 앓던 애가 갑자기 이렇게 힘이 생길 리 없다고. 아무래도 오늘 문병을 오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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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은후글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