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타카] 생일 선물

2016. 8. 9. 23:29 from 은혼





생일 선물

WR. 고은




“긴상 왔다-.”

 

긴토키가 현관문을 닫고 복도를 지나쳐 안방 문 앞으로 오기까지, 집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나지 않았다.

 

“타카스기…?”

 

그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탁자 위에 타카스기가 엎드려 누워 있었다. 긴토키는 안으로 들어와 그의 옆에 앉았다. 조심스레 얼굴을 들여다보니, 다행히 자고 있는 것 같았다.

 

“휴.”

“뭘 그렇게 한숨을 내쉬나.”

 

타카스기에게 별일이 없음을 확인한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긴장한 몸을 풀으려 자세를 고쳐 앉는데, 살짝 눈을 뜬 타카스기가 그를 보고 있었다.

 

“아이고, 긴상 놀랬잖냐.”

“어디에 놀랐다는 거야. 언제 왔나.”

“방금 왔다. 많이 피곤했냐?”

“어어, 그냥.”

 

여전히 엎드린 채 졸린 눈으로 자신을 보는 타카스기의 머리를, 긴토키는 다정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타카스기는 그것이 기분 좋은 듯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타카스기, 잠깐만.”

 

긴토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쓰다듬던 손을 타카스기의 어깨로 내려 제 팔에 감쌌다. 그러더니 다른 한 손으로 그를 제게로 끌어당겼다. 부드럽고 천천히, 저를 끌어안는 긴토키의 품이 단단했다. 타카스기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안겼다.

 

“호오? 웬일로 별 저항이 없으십니다, 타카스기군?”

“해주기라도 바라는 거냐.”

“아니요-.”

 

그러더니 긴토키는 타카스기의 이마 위에 입을 맞추었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타카스기는 움찔했다.

 

“어이, 오늘따라 왜 그러는 거냐. 피곤하다. 오늘은 안 돼.”

“에엑? 뭐가 안 된다는 겁니까? 긴상은 전혀 생각도 안했어요, 요 녀석아.”

“그럼 뭐야.”

 

저를 올려다보며 묻는 타카스기에, 긴토키는 무어라 말을 하려다 그대로 멈추어버렸다.

 

“음? 파리 들어간다.”

 

입도 다물지 않고 저를 바라보는 긴토키에게, 타카스기는 실없는 말을 하며 살짝 웃었다. 그 모습에 긴토키는 조용히 입을 다물며 그를 품에 꼭 안았다.

 

“사랑해, 타카스기.”

“…진짜 왜 그러냐, 너.”

“생일, 축하해.”

“…아,”

“몰랐었지? 또 까먹은 거지? 그럴 줄 알았어. 타카스기군을 챙겨주는 건 긴상 뿐이지?”

“하, 웃기는 소리. 챙길 필요가 없으니까 챙기지 않은 거다.”

“챙길 필요, 있어. 네가 태어났으니까. 오늘이 없었으면, 너도 없었을 거다. 그러면 널 사랑하는 나 또한 없어. 어떤 날 보다도, 네가 태어난 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일 거다.”

“…”

“다만, 생일인데도 선물도, 맛있는 밥도 못해줘서. 못나게도 이렇게 안아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어서. 그런 변변치 못한 놈이 네 애인이라서…”

 

말끝을 흐리는 긴토키로부터 살짝 몸을 뗀 타카스기는 다시금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의 눈이 가득 담겼다.

 

“정정해야겠군. 이제부터 생일이라는 거, 챙겨야겠어. 네가 옆에 있을 동안은 말이다. 날 사랑하는 네가 없다면 내가 태어난 이유 따윈,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니. 생일 선물 같은 거, 필요 없다. 너만 있으면 되니까.”

“예쁘게 말도 잘하는걸, 타카스기군? 오냐, 이제부터 네가 죽고 내가 죽을 때까지 꼭 같이 생일, 맞이하자. 평생 옆에 있을 거니까.”

“…고맙다, 긴토키.”

“고맙긴. 나와 함께 있어줘서 내가 고맙다.”

 

타카스기는 긴토키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러자 나지막이 울리는 심장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너무도 따뜻하고 편안해서, 타카스기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등 위로, 저를 토닥이는 긴토키의 손길이 느껴졌다.

 

 

“생일 축하해, 타카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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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은후글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