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긴] 보고싶었어.

2016. 7. 13. 03:47 from 은혼

 

 

 

 

보고싶었어.

꼬요님께.

WR. 고은

 

 

 

 

“어이, 타카스기.”

긴토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어나, 타카스기.”

꿈인가. 아득하게 들린다.

“일어나, 일어나라고! 제길.”

또 긴토키가 말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왜지. 아까는 분명 싸우는 중이었다. 피비린내도 나지 않는다. 전장은 아닌데, 그럼 여긴 어디지?

 

“어이, 긴토키! 그만 하게. 그러다 영영 못 돌아오면 어떡하나!”

이번엔 즈라 목소리다.

“그래, 킨토키. 자네도 쉬어야 한다네. 어서.”

이번엔 타츠마가 긴토키에게 말한다. 그래, 긴토키. 네가 쉬어야 한다고. 누굴 걱정하는거야.

“너희들 먼저 들어가. 조금만 더 보다 들어갈테니까.”

곧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진다. 즈라하고 타츠마가 나간 것 같다.

 


“어이, 타카스기. 죽지 말라고 했잖아. 부탁했잖아.”

긴토키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목소리가 좋지 않다. 꾹 참고 말하는 것 같은데, 녀석. 대체 내가 얼마나 망가졌길래 다들 그러는 거지.

 

아, 뭔가 떨어진다. 물 같은 게. 자꾸만 떨어진다. 뭐지, 비 냄새는 안 나는데.

“타카스기, 죽어야 하는 건 나다. 네가 죽어선 안 돼. 네가 죽으면….”

아, 긴토키였구나. 목소리에 눈물이 가득하다. 안되는데, 저렇게 혼자 두면. 일어나야 해. 일어나야 한다고. 움직여, 눈 떠. 제발 일어나, 이 몸뚱아리야.

 

 

“일어났다.”

“응?”

“일어났다고, 바보야.”

타카스기는 긴토키를 보았다. 그는 눈물범벅이었다. 타카스기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그의 뺨에 가져다대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뺨이 손바닥으로 느껴졌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데.”

“…안 돼.”

“왜?”

“보고 싶으니까. 계속 보고 싶을 거니까.”

타카스기는 작게 웃어보였다.

“그럼, 울지 마.”

“…울긴 누가 울었다고.”

“바보. 얼굴에도, 팔에도 다 눈물투성이거든.”

 

긴토키는 아닌 척, 옷깃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 모습에 타카스기는 조그맣게 소리 내어 웃었다.

“보고싶었어.”

그제야 긴토키도 눈물을 멈추었다. 그리고 타카스기를 따라 작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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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은후글쓴다 :